본문 바로가기
Essay

누구의 얼굴

by Editor_Lee 2020. 7. 26.

장마철 잠시 나타난 하늘
하얀 구름 때문일까,
잿빛 구름만 봐서 그런 것일까,
유난히 채도가 높은 파란 하늘,
구름 사이사이로 보이니
뜻밖의 반가움이란 이런 것.
어느 시가 생각나게 하는 이 예쁜 하늘,
문득 시 한 구절 떠올라 찾아보니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 한용운, <알 수 없어요>

난 그가 누구의 얼굴인지 한번에 알 수 있는걸.
늘 마음속에 그리고 있는 얼굴이란 걸.
그 하늘에 하얀 달이 있으니 말이지.


마음속에 숨겨둔 하얀 달
흰 구름 사이사이 남몰래 떠 있는 달
다른 사람들은 모르고 혼자,
나만 알고 나와 마주보는 하얀 달
보아 기분이 좋은 날,
날은 또 저물고

해가 지나고 남긴 흔적, 누구의 마음일까.
그를 향한 한 조각 붉은 마음,
저녁 노을에 붉게 물들어 가던 날
2020년 7월 25일
잊을 수 없는 추억 또 하나 만든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