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더

입양 보내려던 적도의에 정들었을까
며칠 더 갖고 있어도 되는 사정이 생겨 동네 앞으로 나간 주말 저녁
북극성이 보일랑말랑하는 상황,
불현듯 스치는 생각, 또 폴마스터를 안 챙겨 왔구나.
레이저포인트도 안 가져 와서 헛웃음을 잠시
희미한 별이 보여 그 별로 극망으로 극축을 맞추고 베가로 얼라인하는데 거의 10도 정도 떨어진 거리,
알고 보니 폴라리스가 아닌 코카브로 극축을 맞추는 실수를..

시야에 보이는 세 개의 별들로 얼라인하고
토성과 목성 위치를 보니
토성은 이미 자오선을 지나 서쪽으로 지고 있고
목성은 자오선을 향해 마지막 피치를 올리고 있는듯해
목성이 자오선을 넘을 때까지 잠시 토성을 보기로 한다.
330배로 보는 토성
검은 배경에서 튀어올라 울렁거리는 토성의 떨림
흐렸다가 선명해졌다가 반복하는 카시니 간극
올해 또 이만큼의 배율로 또 볼 수 있을까
내년에는 고도가 좀 올라가길 바라며
아이피스를 빼고 촬영 준비를 한다.

토성은 카시니 간극이 있어 초점 확인이 편한듯하다.
초점은 대략 맞은 것 같은데 울렁거림이 심하다.
길이 가까워 대형 트럭이나 버스가 지나갈 때면
진동 때문인지 열기 때문인지 더 심해지니 난감하다.
우여곡절 끝에 몇 개를 찍고 보니 목성이 자오선을 넘었다.


- Date: 2021/10/23
- Place: Home
- Mount: Skywatcher Az EQ6-GT
- Telescope: Meade 12”SCT ​
- Camera: Meade 2x Barlow lens + svbony uv/ir cut filter + ZWO ADC + ZWO ASI290MC
- Software: Firecapture(3000 frames), AutoStakkert(30% Stack), Registax, Lightroom


요즘 같은 날씨에 이 정도 시상은 괜찮은 것 같으면서도
목성의 화룡점정 대적반이 없어 아쉽다.
슬슬 추워지니 집앞이라 방심했다.
점점 목성이 어두워지는 걸 보니 이슬도 내리기 시작하니
서둘러 후드를 씌우고
대적반이 나올 때까지 잠시 몸을 따뜻하게 하며 듣는 음악
잡 생각 사라지며 평온한 상태, 힐링이 별건가.
몸이 따뜻해지니 나타나는 대적반,
그것도 잠시 점점 상이 흐릿흐릿해지며
이그러지는 빈도가 잦아진다.  
오늘은 여기까진가 보다.


- Date: 2021/10/23
- Place: Home
- Mount: Skywatcher Az EQ6-GT
- Telescope: Meade 12”SCT ​
- Camera: Meade 2x Barlow lens + svbony uv/ir cut filter + ZWO ADC + ZWO ASI290MC
- Software: Firecapture(3000 frames), AutoStakkert(30% Stack), Registax, Light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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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큰곰자리의 보데 은하(M81), 그 옆에 있는 시가 은하(M82)

상호 작용하고 있는 두 은하는 별칭이 붙을 만큼 인기 많은 대상이다.

보데 은하는 지름이 약 9만 광년이고, 시가 은하는 지름이 약 3.7만 광년이라 하는데

14인치 돕소니안(F4.5)에 에토스 13mm 120배로 한 시야에 들어온다.

M81과 M82
하키스틱 은하(NGC 4656)와 고래 은하(NGC 4631)  

사냥개자리의 NGC 4631 고래 은하와 NGC 4656 하키스틱 은하도

120배 배율로 한 시야에서 두 대상(NGC 4627 포함 세 대상) 관측이 가능한데

어두운 대상들이라 강원도 정도는 가줘야 감흥을 느낄 정도이니

보데 은하나 시가 은하처럼 크고 잘 보이는 은하가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은하를 관측하다 보면 우주 스케일에 경이로움을 느끼고

성단을 관측하다 보면 보석 같은 별들에 아름다움을 느끼곤 한다.

 

가장 아름다운 산개 성단 중 하나인 페르세우스 이중성단

각각 6800광년, 7600광년 거리에 있는 NGC 869, NGC 884

쌍둥이처럼 고유의 이름이 있지만 페르세우스 이중 성단이라는 별칭도 있을 만큼

하나를 빼놓고 거론하면 다른 하나가 섭섭할지도 모르겠다.

저배율로 두 개의 산개 성단을 작게 보는 모양도 아름답지만

120배로 한 시야에 꽉 차게 보며 성단 가운데 미성까지 보는 재미는 황홀하기까지 하다.

페르세우스 이중 성단(NGC 869, NGC 884)

 

태양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측 대상은 목성과 토성이 아닐까.

줄무늬와 대적반 그리고 네 개의 위성이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 주는 목성

고리 하나만으로도 신기함으로 발을 동동구르게 하는 매력적인 토성

두 행성을 한 시야에서 볼 수 있다면?

그것도 200배 고배율로 볼 수 있다면!

일생에 한 번도 볼 수 없는 진귀한 장면,

이번이 아니면 내 생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

본다고 상을 주는 것도 아닌데 왜 보고 싶었던 것일까.

2020년 12월 20일 
2020년 12월 22일 

 

- 일시: 2020/12/22 18:13 - 촬영 장소: 경기도 광명시 - 망원경: EDT 115mm(F7) + Meade 2X Barlow lens - 가대: Az-EQ6 GT  - 카메라: ZWO ASI178MC - 편집 및 합성: RegiStax + Photoshop

 

 

 

 

 

2020년 12월 21일 월요일 동짓날

늦은 오후까지 구름 낀 하늘이 퇴근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구름이 걷히는 묘한 상황,

일기예보를 봐도 여전히 구름 많음 상황인데

서쪽 하늘을 보니 이 추세대로면 6시 무렵이면 구름 한 점 없겠다는 생각은

나가지 못하는 아쉬움으로 이어지고

퇴근 하기 전 옥상으로 올라가 바라본 목성과 토성, 

어제까지는 두 행성을 분리하여 볼 수 있었는데

오늘은 눈에 힘주고 째려보고 째려봐도  도저히 토성을 못 보겠다. 

한동안 멍하니 밝은 목성을 바라보다 내일을 준비한다.

  

 

22일 화요일, 오후까지 남아 있는 구름으로 불안불안한 마음, 

망원경을 설치하면서 구름처럼 흩어져버리고, 망원경 설치를 시작한다.

촬영용으로 Az-EQ6 GT 가대에 EDT 115mm 망원경을 올리고, 

안시용으로 미니 경위대에 SDT 80mm 망원경을 하나 더 설치하는데, 

나무 데크라 촬영시 방해를 받을지도 몰라 두 개를 멀찌감치 떨어뜨려 놓는다.

운동하면서 두리번거리던 어르신 그제서야 가까이 오시더니

“이걸로 저 달 보려는 거요?”

“오늘 목성과 토성이 가까이 붙어 있어 그걸 보려구요.”

“우아, 그것도 볼 수 있어요?”

“그럼요. 이따가 오시면 보여드릴게요.”

“몇시에요?”

“여섯시요.”

 

모든 세팅을 마치고 중천에 떠 있는 하얀 상현달을 이 망원경 저 망원경 번갈아 가며 보고 있는데, 

아무도 가까이 오지 않는다. 

코로나 상황이 아니라면 벌써 여러 명이 와서 묻곤 했을 텐데, 

모두들 때가 때인지라 조심스러운 것 같다. 

그렇지만 이런 진귀한 이벤트를 함께 볼 사람이 생겼으니 이 또한 즐거운 일 아니겠는가.

5시 40분. 목성으로 GOTO하여 60mm 파인더스코프를 보니 목성과 토성이 보인다. 이제 시작인가?

두 망원경은 모두 목성과 토성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80mm 망원경에는 TMB 4mm 접안렌즈를 끼어 120배율,

115mm 망원경에는 미드 2배 바로우에 Luminos 7mm 접안렌즈를 끼어 230배율,

하늘이 어두워질 때까지 번갈아 가며 본다.

목성의 띠와 토성의 고리 그들의 위성이 회색빛 하늘에서 빛나고 있다. 

해가 점점 떨어질수록 목성과 토성은 점점 더 밝아지지만 고도도 점점 내려가니 일렁임이 더 심해진다. 

마스크 위로 나오는 더운 입김이 렌즈에 영향을 줄까 숨도 참으며

점점 멀어지고 있는 두 행성을 보는 기분이란, 

내 생애 이런 장면은 더 이상 못볼 것이란 걸 생각하면, 

그 의미는 남다르고 지워지지 않을 영원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때 들리는 소리, 그 어르신이 오셨다. 정말 6시에 오셨다.

“왔어요.” 숨이 차서 그런지, 설렘으로 기대되어 그런지 약간 상기된 목소리, 

그 모습을 보니 내가 더 반가워, 먼저 보시고 싶어 했던 상현달을 보여 드린다. 

마스크를 썼지만 이내 알아챌 수 있는 흥분된 표정과 눈빛은 목소리를 듣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자 그럼 목성 토성을 보실까요? 이게 몇백년 만에 나타난 현상이래요.”

120배로 보는 조그마한 목성과 토성을 보는 데도

신기한 장면 보여 줘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감탄사가 연발 나오니

어찌 230배로 볼 수 있는 곳으로 안내해 드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곧 사진 찍을 건데 사진 찍기 전에 이쪽으로 더 크게 보세요.”

콩알보다 조금 작은 크기에 더 놀라워하시는 모습, 

그러면서 집에 있는 식구들도 보았으면 하는 말에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마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전화를 했을지도 모르고, 아니 멀찌감치 떨어져 전화를 했을지도 모른다. 

 

문득 2016년 봄이 떠올랐다. 

아파트 단지에서 목성 사진을 찍기 위해 준비하고 있을 때

아주머니와 초등학교 입학 전 사내 아이가 와서 호기심으로 물었던 그때, 

함께 본 목성의 대적반의 빨간 점은 아직까지 뇌리에 박혀 있고, 

그때 이후로 그보다 더 붉은 대적반은 아직 못 보았다. 

그때 그 아주머니는 집에 있는 남편에게 전화를 했지만, 남편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따뜻하고 편안한 집에서 재미있는 티비를 보고 있거나 피곤한 하루를 보내 쉬고 있는데

귀찮게 밖으로 나오라니 나 같아도 안 나왔을 것 같다. 

천체 관측이란 취미가 호불호가 강한 것 같아 이런 분들을 보면 덩달아 신이 나는 건 자연스러운 것 같다.

연신 허리를 굽히며 진귀한 것 보여 주어 고맙다고 하며 가시는 어르신을 뒤로 하고 본격적인 촬영. 

목성에 노출을 맞추고 동영상 촬영, 

토성에 노출을 맞추고 동영상 촬영하는데 토성 촬영을 몇 번 안 해본지라, 

아니 행성 촬영을 몇 번 안 해본지라 감 잡기가 어려워 몇 개를 찍으니 벌써 70기가. 

아이고, 이만하면 되었다 멈추고 안시로 보려고 하는데 영 현상이 있었구나. 

이미 노트북을 접은 상황, 구름이 지평선 아래에 깔리는 상황, 

게다가 걷기 운동하시는 어르신 한 분과 중국 동포 청년이 관심을 가지고 기웃거리길래, 

이번엔 호객행위 한번 해본다.

“목성 토성 보실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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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2020/12/22 18:13
- 촬영 장소: 경기도 광명시
- 망원경: EDT 115mm(F7) + Meade 2X Barlow lens
- 가대: Az-EQ6 GT
- 카메라: ZWO ASI178MC
- 편집 및 합성: RegiStax + Photo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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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행성인 목성과 토성을
접안렌즈 한 시야에서 볼 수 있다니
얼마나 놀라운 이벤트인가.
고도가 낮고 서쪽으로 내려가는 상황이라 아쉽기는 하지만
이렇게 가깝게 목성과 토성이 모인 적이 몇백 년만이라네.
이번 기회가 아니면 죽기 전에 또 볼 수없는 진기한 현상이니 만사 제쳐놓고 나가보기로 한다.

얼마 전부터 차가운 베란다에 있던 12”sct를 싣고 약속된 장소에 도착하여 설레는 마음으로 장비를 설치한다.
눈으로 볼까, 사진을 찍을까 항상 고민하지만
이런 건 눈으로 보아야 제맛이란 생각이 앞선다.
5시 30분 즈음
“저기 목성이다.”
“어디 어디?”
이번에도 짝꿍이 먼저 살며시 빛나고 있는 목성을 발견하니,
저렇게 하얀 하늘에서 하얀 점을 어떻게 찾은 것일까.
초승달보다 옅은 하얀색 바탕의 하늘,
어디어디를 찬찬히 살펴보니
유난히 빛나는 한 점을 발견하니,
나도 찾았다!


목성으로 고투를 하고 보니 당연히 다른 곳을 보여주는 망원경.
극축도 대충 맞췄고, 얼라인도 하지 않았으니 당연한 일,
적도의 다리를 조금씩 이동시키고 고도 조절 나사를 조정하면서 최대한 목성 근처까지 오게 하면 추적 정밀도가 높아진다.



설레는 마음으로 접안렌즈를 보니
눈에는 보이지 않은 토성도 보인다.
목성과 토성, 처음 보는 배율은 130배(23mm 82도 접안렌즈)
해가 진 지 얼마 안 되어 대비가 떨어지지만
토성의 고리가 선명하게 보이고
목성의 줄무늬 2개도 뚜렷하게 보이며 목성의 4대 위성이 나란히 줄지어 있는 모습을 보니 마치 이 구역은 내꺼라며 토성에게 넘어오지 말라는 것처럼 것처럼 보이니 신기할 따름이다.
성급한 마음에 100도 시야 9mm 접안렌즈로 333배로 올려보는데 시상이 좋지 않아 일렁임이 심하다.
접안렌즈 위 아래 끝에 붙어 있는 두 행성을 한번에 보기도 힘들다.

욕심을 버리고 100도 시야13mm(230배)로 갈아끼우고 보는데
역시 한눈에 두 행성을 보기엔 너무 떨어져 있다.
눈동자를 위아래로 번갈아 가며 운동하는데
100도 시야가 이렇게 어려웠다니
주인공들이 있는 중심부분만 주로 본 나로서는
100도 시야의 실상을 느끼는 순간이다.
간간이 흐릿해졌다가 선명해지는 목성의 줄무늬
토성의 카시니 간극을 구분하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저기 있어야 하는 거무스름한 부분이 보이는 것 같은 자기체면에 빠져 보았다고 믿는다.

날이 어두워져 맨눈으로 올려다 본다.
시력이 좋지 않아 눈을 찡그리고 힘주니
목성 위에 조그맣게 보이는 토성
북두칠성의 미자르와 미자르처럼 보인다.
실제 눈으로 어떻게 보일지 저 모습이 궁금했다.
크고 밝은 목성 위에 작은 토성,
마치 눈사람 같은 모습, 신비로울 뿐이다.

최근접일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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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목성, 금성, 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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