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4
04:37~06:36


'하늘 사진 > 혜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C/2017 K2(PANSTARRS)  (0) 2022.07.16
C/2021 A1 (Leonard)  (0) 2021.12.05
C/2020F3(니오와이즈) 혜성  (0) 2020.07.13
비르타넨 혜성(46P/Wirtanen) 타임랩스  (0) 2018.12.11
비르타넨 혜성(46P/Wirtanen)  (0) 2018.12.10

혜성을 맨눈으로 볼 수 있다기에
이번 주말 여기저기 일기예보를 보는데 새벽녘엔 모두 상층운이 다수,
서쪽 지역 상황은 더 좋지 않아 동해로 갈까 광덕산으로 갈까 하다가
동북쪽 시야가 좋고 거리가 비교적 가까운 광덕산으로 결정하고
토요일 밤 11시 30분경 광덕산으로 출발
새벽 1시즈음 포천 이동갈비촌에서 간단히 컵라면 먹으려 편의점에 방문하는데,
개인택시 기사 어르신, 누구를 기다리는 걸까.
일요일 새벽, 오지 않는, 올 것 같지 않은 누군가를 기다리며
두 눈은 감지 않고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새벽 갑자기 출몰한 이방인들을 보고도, 평안한 자세를 유지하고 시간을 보내는.

경기도에서 강원도로 넘어가는 고갯길,
구름 사이로 보이는 하현달이 몽환적으로 보이는 게 꼭 유화 그림 같다.
빛바랜 노란 색깔의 하현달,
구름이 닿은 곳은 자연이 만들어낸 빛 번짐의 색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옅은 구름을 뚫고 목성은 유난히 반짝이고 있어,
오늘 혜성은 못 보더라도 행성은 볼 수 있겠다는 제이의 희망은 짙어진다.

광덕산에는 얼마나 사람이 있을까.
오늘 날씨가 좋지 않고 자정이 넘었으니 진사들은 없을 거라는 생각,
그래도 혜성을 보러 온 사람들은 제법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도착해 보니
역시 천문대 북쪽에 차들은 있고 자리잡은 사람들이 어렴풋이 보인다.
천문대 남쪽 주차장에서는 차가 두어 대, 한복판에 주차를 하고 내리니
바람은 역시 많이 불고 하현달 주위로 큼지막한 달무리가 떠 있다.
하늘엔 곳곳에 구름이 있고 저고도로 갈수록 별빛이 흐리게 빛나고 있다.
북쪽으로 내려갈까 고민하다가, 자리잡고 있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까
오리털 패딩을 입고 자리를 잡는다.
7월에 오리털이라니, 영상 15도의 광덕산 정상, 바람을 막아주는 제일의 장비.

 

 

 

AZ-EQ6 GT 적도의에 무게추 4개를 달고 12인치 SCT를 올린다.
1인치 차이가 왜 이리 크게 다가올까,
11인치 SCT를 적도의에 올릴 때 그렇게 버겁진 않았는데
12인치 SCT는 조금만 시간을 지체하면 오른쪽 팔이 떨리니 말이다.
130배로 보는 목성, 냉각은 덜 되었지만 제법 선명하다.
바람이 많이 불어 상이 흔들릴 때가 있지만 오랜만에 보는 4개의 위성과 함께 보는 목성은
대적반이 없어도 몇 개의 허리띠가 보이니 반가울 따름.
330배로 보는 목성, 흐릿한 상이지만 눈 앞에서 콩알만한 크기로 목성을 보는 게 얼마만인가.
주로 200배 언저리에서만 본 목성, 300배의 목성, 시상만 좋다면 환상적이겠다.
270배로 내리니 그나마 상이 뚜렸해짐을 확인하고 옆에 있는 토성으로 시선을 옮긴다.
고리가 신기한 토성, 훌라우프를 돌리듯이 흔들리는 상,
바람도 불고, 옅은 구름도 끼고, 냉각도 안 된 상태지만
망원경에 두 행성의 빛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날, 제이의 목적 달성이다.

 

 

제일의 목적, 니오와이즈 혜성을 보는 것.
이 자리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 혜성이 뜰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천문대 북쪽으로 향해 내려가니 컴컴한 곳에 사람들이 이리 많았다니.
빈 자리에 삼각대를 펼치고 6d에 24mm 화각으로 사진을 찍어 보니 혜성이 걸렸다.
군부대 근처에 있어 찾기 쉬운 곳이다.
약 1분 간격으로 찍게 하고 빠른 철수를 위해 주차장으로 올라와 장비를 접는다.
650d와 200mm 렌즈를 가지고 다시 내려오니
구름이 제법 있고 니오와이즈도 지평선에서 많이 올라와 있다.

 

 

뷰파인더로 보면 희미한 막대 형체가 보이는데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쌍안경이라도 가져올걸, 이라는 후회와
SCT를 가져오는 게 아니라 굴절 망원경을 가져왔어야 한다는 후회가 밀려온다.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해야 하니,
시간이 흐를수록 중천의 달무리 빛은 희미해져 간다.

 

 

동시에 지평선에선 주황 빛깔이 진해진다. 니오와이즈 혜성도 희미해져 간다는 의미,
화각을 바꾸고 찾아보지만 서서히 니오와이즈는 찾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대신 지평선 저 밑에서 태양이 만들어내는 주왕빛 그라데이션이 황홀하게 만든다.
여명, 해가 진 뒤에 보여 주는 땅거미하고는 느낌이 다르다.
관측지에서 보는 땅거미에서 별지기는 어떤 희망을 본다면
별지기가 하룻밤을 새고 보는 여명에서는 어떤 보람을 느낀다.
오늘도 삶의 보람을 느끼며 광덕산에서 내려온다.

 

 

 

 

주인공만 있으면 쓸쓸하다. 조연이 있어야 더 빛나는 법.

 

 

머나먼 길 돌아 왔는데 고작 40여 분만 보여 주고 사라진 니오와이즈,
다음엔 해지고 보자.

 

'Ess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ISS 태양면 통과 관측  (0) 2020.12.16
누구의 얼굴  (0) 2020.07.26
앞으로 10년동안 한반도에서 볼 수 없는 일식 현상  (0) 2020.07.10
광덕산 1박 2일  (0) 2018.09.10
2018 메시에 마라톤 참가기  (0) 2018.03.22

캐논 6D 24mm


캐논 650D 200mm


캐논 650D 74mm


- 촬영일: 2018. 12. 8.

- 촬영 장소: 복주산

- 망원경: SDT80mm + 0.8 리듀서

- 가대: Az EQ6-GT

- 카메라(CCD): (Lpf 제거)600D

- 촬영 노출: ISO 1600, 90S 12장 스택







- 촬영일: 2018. 9. 8.

- 촬영 장소: 광덕산

- 망원경: SDT80mm + 0.8 리듀서

- 가대: Az EQ6-GT

- 카메라(CCD): (Lpf 제거)600D

- 촬영 노출: ISO 800, 60S 30장 스택



'하늘 사진 > 혜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C/2021 A1 (Leonard) 타임랩스  (0) 2021.12.06
C/2021 A1 (Leonard)  (0) 2021.12.05
C/2020F3(니오와이즈) 혜성  (0) 2020.07.13
비르타넨 혜성(46P/Wirtanen) 타임랩스  (0) 2018.12.11
비르타넨 혜성(46P/Wirtanen)  (0) 2018.12.1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