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잠시 나타난 하늘
하얀 구름 때문일까,
잿빛 구름만 봐서 그런 것일까,
유난히 채도가 높은 파란 하늘,
구름 사이사이로 보이니
뜻밖의 반가움이란 이런 것.
어느 시가 생각나게 하는 이 예쁜 하늘,
문득 시 한 구절 떠올라 찾아보니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 한용운, <알 수 없어요>

난 그가 누구의 얼굴인지 한번에 알 수 있는걸.
늘 마음속에 그리고 있는 얼굴이란 걸.
그 하늘에 하얀 달이 있으니 말이지.


마음속에 숨겨둔 하얀 달
흰 구름 사이사이 남몰래 떠 있는 달
다른 사람들은 모르고 혼자,
나만 알고 나와 마주보는 하얀 달
보아 기분이 좋은 날,
날은 또 저물고

해가 지나고 남긴 흔적, 누구의 마음일까.
그를 향한 한 조각 붉은 마음,
저녁 노을에 붉게 물들어 가던 날
2020년 7월 25일
잊을 수 없는 추억 또 하나 만든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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