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것인지
이른 것인지
올 가을에는 회절상 넣어 찍어야겠다.

NGC 2264
​- Date: 2021/01/14
- Mount: Skywatcher Az EQ6-GT
- Telescope: EDT115mm(F7) + 0.8 reducer
- Camera: ZWO ASI294MC Pro + Orion Skyglow imaging filter
- Guide Scope: 50mm Guide Scope(F4) + ZWO ASI178MC, ZWO ASIair Pro Guiding
- Exposure: Gain 120, -20℃, 180s x 62, dark 27, flat 60
- Software: DSS, Photoshop, Snapse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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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nt: Skywatcher Az EQ6-GT
Telescope: EDT115mm(F7) + 0.8 reducer
Camera: ZWO ASI294MC Pro + Orion Skyglow imaging filter
Guide Scope: 50mm Guide Scope(F4) + ZWO ASI178MC
Guiding: ZWO ASIair Pro
Exposure: Gain 120, -20도, 180s x 31, dark 27
Software: DSS, Photoshop


국민 대상인 만큼
찾기도 쉽고,
찍기도 쉬운 오리온 대성운
눈으로 직접 볼 때 암흑대와 성운기에 전율을 느끼기도 하고
사진으로 감상할 때 감탄이 절로 나오는 오리온 대성운
그런데 보정은 왜 이리 힘든 것인지.

남들이 멋지게 보정한 사진을 보고 또 본 이미지가 머릿속에 자리잡은 것 때문인가.
이리 저리 색칠을 하고, 지우고 덧칠을 하고,
무엇을 했는지도 모르게 마우스를 끄적거리다 보면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곤 하는 보정 작업,
같은 파일들을 DSS로 스택하고 Photoshop으로 보정할 때마다
한 번도 같은 이미지를 만들 수 없었던, 할 때마다 고단한 이 창의적인 길,
언제쯤 붕어빵 찍어내듯이 같게 만들 수 있을까.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은 잃었지만
새 장비 두 번째 테스트 대상으로 찍은 오리온 대성운
이번엔 성간운들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여전히 내 눈엔 3분 1장짜리가 더 정감이 가는 건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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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큰곰자리의 보데 은하(M81), 그 옆에 있는 시가 은하(M82)

상호 작용하고 있는 두 은하는 별칭이 붙을 만큼 인기 많은 대상이다.

보데 은하는 지름이 약 9만 광년이고, 시가 은하는 지름이 약 3.7만 광년이라 하는데

14인치 돕소니안(F4.5)에 에토스 13mm 120배로 한 시야에 들어온다.

M81과 M82
하키스틱 은하(NGC 4656)와 고래 은하(NGC 4631)  

사냥개자리의 NGC 4631 고래 은하와 NGC 4656 하키스틱 은하도

120배 배율로 한 시야에서 두 대상(NGC 4627 포함 세 대상) 관측이 가능한데

어두운 대상들이라 강원도 정도는 가줘야 감흥을 느낄 정도이니

보데 은하나 시가 은하처럼 크고 잘 보이는 은하가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은하를 관측하다 보면 우주 스케일에 경이로움을 느끼고

성단을 관측하다 보면 보석 같은 별들에 아름다움을 느끼곤 한다.

 

가장 아름다운 산개 성단 중 하나인 페르세우스 이중성단

각각 6800광년, 7600광년 거리에 있는 NGC 869, NGC 884

쌍둥이처럼 고유의 이름이 있지만 페르세우스 이중 성단이라는 별칭도 있을 만큼

하나를 빼놓고 거론하면 다른 하나가 섭섭할지도 모르겠다.

저배율로 두 개의 산개 성단을 작게 보는 모양도 아름답지만

120배로 한 시야에 꽉 차게 보며 성단 가운데 미성까지 보는 재미는 황홀하기까지 하다.

페르세우스 이중 성단(NGC 869, NGC 884)

 

태양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측 대상은 목성과 토성이 아닐까.

줄무늬와 대적반 그리고 네 개의 위성이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 주는 목성

고리 하나만으로도 신기함으로 발을 동동구르게 하는 매력적인 토성

두 행성을 한 시야에서 볼 수 있다면?

그것도 200배 고배율로 볼 수 있다면!

일생에 한 번도 볼 수 없는 진귀한 장면,

이번이 아니면 내 생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

본다고 상을 주는 것도 아닌데 왜 보고 싶었던 것일까.

2020년 12월 20일 
2020년 12월 22일 

 

- 일시: 2020/12/22 18:13 - 촬영 장소: 경기도 광명시 - 망원경: EDT 115mm(F7) + Meade 2X Barlow lens - 가대: Az-EQ6 GT  - 카메라: ZWO ASI178MC - 편집 및 합성: RegiStax + Photoshop

 

 

 

 

 

2020년 12월 21일 월요일 동짓날

늦은 오후까지 구름 낀 하늘이 퇴근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구름이 걷히는 묘한 상황,

일기예보를 봐도 여전히 구름 많음 상황인데

서쪽 하늘을 보니 이 추세대로면 6시 무렵이면 구름 한 점 없겠다는 생각은

나가지 못하는 아쉬움으로 이어지고

퇴근 하기 전 옥상으로 올라가 바라본 목성과 토성, 

어제까지는 두 행성을 분리하여 볼 수 있었는데

오늘은 눈에 힘주고 째려보고 째려봐도  도저히 토성을 못 보겠다. 

한동안 멍하니 밝은 목성을 바라보다 내일을 준비한다.

  

 

22일 화요일, 오후까지 남아 있는 구름으로 불안불안한 마음, 

망원경을 설치하면서 구름처럼 흩어져버리고, 망원경 설치를 시작한다.

촬영용으로 Az-EQ6 GT 가대에 EDT 115mm 망원경을 올리고, 

안시용으로 미니 경위대에 SDT 80mm 망원경을 하나 더 설치하는데, 

나무 데크라 촬영시 방해를 받을지도 몰라 두 개를 멀찌감치 떨어뜨려 놓는다.

운동하면서 두리번거리던 어르신 그제서야 가까이 오시더니

“이걸로 저 달 보려는 거요?”

“오늘 목성과 토성이 가까이 붙어 있어 그걸 보려구요.”

“우아, 그것도 볼 수 있어요?”

“그럼요. 이따가 오시면 보여드릴게요.”

“몇시에요?”

“여섯시요.”

 

모든 세팅을 마치고 중천에 떠 있는 하얀 상현달을 이 망원경 저 망원경 번갈아 가며 보고 있는데, 

아무도 가까이 오지 않는다. 

코로나 상황이 아니라면 벌써 여러 명이 와서 묻곤 했을 텐데, 

모두들 때가 때인지라 조심스러운 것 같다. 

그렇지만 이런 진귀한 이벤트를 함께 볼 사람이 생겼으니 이 또한 즐거운 일 아니겠는가.

5시 40분. 목성으로 GOTO하여 60mm 파인더스코프를 보니 목성과 토성이 보인다. 이제 시작인가?

두 망원경은 모두 목성과 토성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80mm 망원경에는 TMB 4mm 접안렌즈를 끼어 120배율,

115mm 망원경에는 미드 2배 바로우에 Luminos 7mm 접안렌즈를 끼어 230배율,

하늘이 어두워질 때까지 번갈아 가며 본다.

목성의 띠와 토성의 고리 그들의 위성이 회색빛 하늘에서 빛나고 있다. 

해가 점점 떨어질수록 목성과 토성은 점점 더 밝아지지만 고도도 점점 내려가니 일렁임이 더 심해진다. 

마스크 위로 나오는 더운 입김이 렌즈에 영향을 줄까 숨도 참으며

점점 멀어지고 있는 두 행성을 보는 기분이란, 

내 생애 이런 장면은 더 이상 못볼 것이란 걸 생각하면, 

그 의미는 남다르고 지워지지 않을 영원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때 들리는 소리, 그 어르신이 오셨다. 정말 6시에 오셨다.

“왔어요.” 숨이 차서 그런지, 설렘으로 기대되어 그런지 약간 상기된 목소리, 

그 모습을 보니 내가 더 반가워, 먼저 보시고 싶어 했던 상현달을 보여 드린다. 

마스크를 썼지만 이내 알아챌 수 있는 흥분된 표정과 눈빛은 목소리를 듣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자 그럼 목성 토성을 보실까요? 이게 몇백년 만에 나타난 현상이래요.”

120배로 보는 조그마한 목성과 토성을 보는 데도

신기한 장면 보여 줘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감탄사가 연발 나오니

어찌 230배로 볼 수 있는 곳으로 안내해 드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곧 사진 찍을 건데 사진 찍기 전에 이쪽으로 더 크게 보세요.”

콩알보다 조금 작은 크기에 더 놀라워하시는 모습, 

그러면서 집에 있는 식구들도 보았으면 하는 말에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마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전화를 했을지도 모르고, 아니 멀찌감치 떨어져 전화를 했을지도 모른다. 

 

문득 2016년 봄이 떠올랐다. 

아파트 단지에서 목성 사진을 찍기 위해 준비하고 있을 때

아주머니와 초등학교 입학 전 사내 아이가 와서 호기심으로 물었던 그때, 

함께 본 목성의 대적반의 빨간 점은 아직까지 뇌리에 박혀 있고, 

그때 이후로 그보다 더 붉은 대적반은 아직 못 보았다. 

그때 그 아주머니는 집에 있는 남편에게 전화를 했지만, 남편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따뜻하고 편안한 집에서 재미있는 티비를 보고 있거나 피곤한 하루를 보내 쉬고 있는데

귀찮게 밖으로 나오라니 나 같아도 안 나왔을 것 같다. 

천체 관측이란 취미가 호불호가 강한 것 같아 이런 분들을 보면 덩달아 신이 나는 건 자연스러운 것 같다.

연신 허리를 굽히며 진귀한 것 보여 주어 고맙다고 하며 가시는 어르신을 뒤로 하고 본격적인 촬영. 

목성에 노출을 맞추고 동영상 촬영, 

토성에 노출을 맞추고 동영상 촬영하는데 토성 촬영을 몇 번 안 해본지라, 

아니 행성 촬영을 몇 번 안 해본지라 감 잡기가 어려워 몇 개를 찍으니 벌써 70기가. 

아이고, 이만하면 되었다 멈추고 안시로 보려고 하는데 영 현상이 있었구나. 

이미 노트북을 접은 상황, 구름이 지평선 아래에 깔리는 상황, 

게다가 걷기 운동하시는 어르신 한 분과 중국 동포 청년이 관심을 가지고 기웃거리길래, 

이번엔 호객행위 한번 해본다.

“목성 토성 보실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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