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성운, 이름은 낯설지만 의외로 보기 쉬운 편이고,
말머리성운, 너무나 유명한 대상이지만 실제로 보긴 너무 어려운 대상이다.

몇 년 전 강화 어딘가에서 캔소주님의 허블옵틱스 14″돕으로 필터없이 본 불꽃 성운,
삼지창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어 직시로도 선명하게 보여 역대급 하늘인가보다
호기롭게 말머리성운으로 이동하여 도전하는데 역시 힘들었다.
이날 H베타 필터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H베타 필터를 끼워도 18″나 14″돕으로 강화에서는 힘들구나 생각하지만
관측 나갈 때마다 습관적으로 오리온자리가 적당한 고도에 있으면 늘 한 번은 말머리로 향한다.


말머리성운을 눈으로 보면 이럴 거야,
말머리성운을 찍은 사진으로 상상하면서 만든 이미지로 트레이닝하면서.
일말의 기대가 없다면 거짓말,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조경철 천문대라면 14″로 보이지 않을까.
날이 좋은 가을밤, 버나드루프를 찍으러 조경철천문대로
H베타 필터와 14″돕을 챙겨 갔지만, 눈이 빠지도록 쳐다 보아도 보이지 않았으니
애증의 말머리성운이라고 하겠다.

얼마 후 퇴근하고 다시 찾은 조경철 천문대,
롱론님 16″돕이 보여 반가움에 인사를 하고, H베타 필터를 끼워 말머리성운을 도전
알니탁 별이 밝아 시야에서 사라지게 하고 보여라, 보여라..
얼마 지났을까 막대 모양의 형체가 아주 희미하게 보인다.
보았다! 나도 말머리를 보았다.
주위에서 나만 확인해서 찜찜하긴 한데 그래도 보았다고 믿는다.


안시로는 힘든데 사진을 찍으면 쉽게? 형체가 나오는 불꽃성운과 말머리성운
사진은 쉽게 찍히지만 보정은 힘든 대상들
겨울이면 늘 한 번은 찍는 것 같다.
잘 나온 사진을 보니
불꽃과 말머리 배경과 아래 반사 성운이 제각각 다른 색깔이니
대상에 맞는 색깔 칠하기가 힘들다.
그래도 처음보다 색칠이 느는 것 같아, 이번엔 여기까지.

​- Date: 2021/01/09
- Mount: Skywatcher Az EQ6-GT
- Telescope: EDT115mm(F7) + 0.8 reducer
- Camera: ZWO ASI294MC Pro + Orion Skyglow imaging filter
- Guide Scope: 50mm Guide Scope(F4) + ZWO ASI178MC, ZWO ASIair Pro Guiding
- Exposure: Gain 120, -20℃, 180s x 34, dark 27
- Software: DSS, Photoshop, Snapse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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