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14. 06:25 광덕산에서


2020. 11. 14. 2장 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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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 434
- 촬영 장소: 강화
- 망원경: EDT115mm + 0.8 리듀서
- 가대: Az EQ6-GT
- 카메라: 캐논 600D(LPF 제거)
- 촬영 노출: ISO 800, 1시간 52분 29초
- 가이드: 62mm롱펑, ASI178MC, PHD2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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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나드루프(Barnard's Loop)

- 촬영 장소: 화천
- 렌즈: 캐논16-35 F4L
- 카메라: 캐논 600D(LPF 제거)
- 가대: Az EQ6-GT
- 촬영 노출: ISO 800, 300s(x 44), flat 15, dark 12, bias 15
- 가이드: 50mm파인더, ASI178MC, PHD2 가이드​​​



- 촬영 노출: ISO 800, 300s, lee필터#1



아이폰11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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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아데스(Hyades)성단
- 촬영 장소: 화천
- 렌즈: 삼양 135mm
- 카메라: 캐논 650D​
- 가대: Az EQ6-GT
- 촬영 노출: ISO 800, 300s(x 18), flat, dark 적용
- 가이드: 50mm파인더, ASI178MC, PHD2 가이드​​

히아데스성단
황소자리에 있는 산개 성단.
400여 개의 별이 지름 약 40광년의 공간에 모여 있으며,
나이는 7~8억 년이고, 지구에서 거리는 151광년이다.

그리스어로 '비를 내리는 딸들'을 뜻한다.
하늘을 받치는 거인신 아틀라스(Atlas)와 아이트라(Aethra) 사이에서 태어난
암부로시아·에우도라·코로니스·폴릭소·디오네·아이실레·피토 등 7명을 가리키며,
플레이아데스의 이복 자매들이다.

히아데스성단과 관련하여 몇 가지 이야기 중 하나,
이들에게는 힘이 세고 사냥을 잘하는 히아스(Hyas)라는 오빠가 있었는데 우애가 두터웠다고 한다.
어느날, 히아스가 사냥을 하다 짐승에게 물려 죽자 이들은 너무 슬퍼 먹지도 않고 울기만 하였고,
이 울음소리에 감동한 제우스가 이들을 하늘에 올려 별이 되게 하였다.
이들의 눈물은 비가 되어 내렸다고 하는데 이때부터 우기에 들어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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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문득 버나드 루프를 찍고 싶었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모르지만
절구통 모양이 연상되는 오리온자리
북두칠성과 함께 유년 시절부터 머릿속에 있는 별자리
사진도 잘 나와주는 멋진 별자리
알면 알수록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오리온
버나드 루프가 있는 걸 오래 전에 알고
이제야 도전해 보는데
생각처럼 쉬운 게 아니었구나.
어두운 하늘에서 3시간을 담아보면 볼 만해질까.

캐논 6D + 탐론 70mm-200mm(1시간)

거만한 오리온이 전갈에게 물려 죽은 것처럼
어설프게 체결한 열선은 강한 이슬에 속수무책
이슬 묻은 사진 1시간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가뜩이나 비개조 카메라인지라
버나드 루프는 여기 있다는 흔적만 보일 뿐.


캐논 600D(Lpf 제거) + 삼양 135mm(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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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9. 26.
추분이 막 지났는데
성급하기도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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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잠시 나타난 하늘
하얀 구름 때문일까,
잿빛 구름만 봐서 그런 것일까,
유난히 채도가 높은 파란 하늘,
구름 사이사이로 보이니
뜻밖의 반가움이란 이런 것.
어느 시가 생각나게 하는 이 예쁜 하늘,
문득 시 한 구절 떠올라 찾아보니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 한용운, <알 수 없어요>

난 그가 누구의 얼굴인지 한번에 알 수 있는걸.
늘 마음속에 그리고 있는 얼굴이란 걸.
그 하늘에 하얀 달이 있으니 말이지.


마음속에 숨겨둔 하얀 달
흰 구름 사이사이 남몰래 떠 있는 달
다른 사람들은 모르고 혼자,
나만 알고 나와 마주보는 하얀 달
보아 기분이 좋은 날,
날은 또 저물고

해가 지나고 남긴 흔적, 누구의 마음일까.
그를 향한 한 조각 붉은 마음,
저녁 노을에 붉게 물들어 가던 날
2020년 7월 25일
잊을 수 없는 추억 또 하나 만든 날


혜성을 맨눈으로 볼 수 있다기에
이번 주말 여기저기 일기예보를 보는데 새벽녘엔 모두 상층운이 다수,
서쪽 지역 상황은 더 좋지 않아 동해로 갈까 광덕산으로 갈까 하다가
동북쪽 시야가 좋고 거리가 비교적 가까운 광덕산으로 결정하고
토요일 밤 11시 30분경 광덕산으로 출발
새벽 1시즈음 포천 이동갈비촌에서 간단히 컵라면 먹으려 편의점에 방문하는데,
개인택시 기사 어르신, 누구를 기다리는 걸까.
일요일 새벽, 오지 않는, 올 것 같지 않은 누군가를 기다리며
두 눈은 감지 않고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새벽 갑자기 출몰한 이방인들을 보고도, 평안한 자세를 유지하고 시간을 보내는.

경기도에서 강원도로 넘어가는 고갯길,
구름 사이로 보이는 하현달이 몽환적으로 보이는 게 꼭 유화 그림 같다.
빛바랜 노란 색깔의 하현달,
구름이 닿은 곳은 자연이 만들어낸 빛 번짐의 색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옅은 구름을 뚫고 목성은 유난히 반짝이고 있어,
오늘 혜성은 못 보더라도 행성은 볼 수 있겠다는 제이의 희망은 짙어진다.

광덕산에는 얼마나 사람이 있을까.
오늘 날씨가 좋지 않고 자정이 넘었으니 진사들은 없을 거라는 생각,
그래도 혜성을 보러 온 사람들은 제법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도착해 보니
역시 천문대 북쪽에 차들은 있고 자리잡은 사람들이 어렴풋이 보인다.
천문대 남쪽 주차장에서는 차가 두어 대, 한복판에 주차를 하고 내리니
바람은 역시 많이 불고 하현달 주위로 큼지막한 달무리가 떠 있다.
하늘엔 곳곳에 구름이 있고 저고도로 갈수록 별빛이 흐리게 빛나고 있다.
북쪽으로 내려갈까 고민하다가, 자리잡고 있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까
오리털 패딩을 입고 자리를 잡는다.
7월에 오리털이라니, 영상 15도의 광덕산 정상, 바람을 막아주는 제일의 장비.

 

 

 

AZ-EQ6 GT 적도의에 무게추 4개를 달고 12인치 SCT를 올린다.
1인치 차이가 왜 이리 크게 다가올까,
11인치 SCT를 적도의에 올릴 때 그렇게 버겁진 않았는데
12인치 SCT는 조금만 시간을 지체하면 오른쪽 팔이 떨리니 말이다.
130배로 보는 목성, 냉각은 덜 되었지만 제법 선명하다.
바람이 많이 불어 상이 흔들릴 때가 있지만 오랜만에 보는 4개의 위성과 함께 보는 목성은
대적반이 없어도 몇 개의 허리띠가 보이니 반가울 따름.
330배로 보는 목성, 흐릿한 상이지만 눈 앞에서 콩알만한 크기로 목성을 보는 게 얼마만인가.
주로 200배 언저리에서만 본 목성, 300배의 목성, 시상만 좋다면 환상적이겠다.
270배로 내리니 그나마 상이 뚜렸해짐을 확인하고 옆에 있는 토성으로 시선을 옮긴다.
고리가 신기한 토성, 훌라우프를 돌리듯이 흔들리는 상,
바람도 불고, 옅은 구름도 끼고, 냉각도 안 된 상태지만
망원경에 두 행성의 빛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날, 제이의 목적 달성이다.

 

 

제일의 목적, 니오와이즈 혜성을 보는 것.
이 자리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 혜성이 뜰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천문대 북쪽으로 향해 내려가니 컴컴한 곳에 사람들이 이리 많았다니.
빈 자리에 삼각대를 펼치고 6d에 24mm 화각으로 사진을 찍어 보니 혜성이 걸렸다.
군부대 근처에 있어 찾기 쉬운 곳이다.
약 1분 간격으로 찍게 하고 빠른 철수를 위해 주차장으로 올라와 장비를 접는다.
650d와 200mm 렌즈를 가지고 다시 내려오니
구름이 제법 있고 니오와이즈도 지평선에서 많이 올라와 있다.

 

 

뷰파인더로 보면 희미한 막대 형체가 보이는데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쌍안경이라도 가져올걸, 이라는 후회와
SCT를 가져오는 게 아니라 굴절 망원경을 가져왔어야 한다는 후회가 밀려온다.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해야 하니,
시간이 흐를수록 중천의 달무리 빛은 희미해져 간다.

 

 

동시에 지평선에선 주황 빛깔이 진해진다. 니오와이즈 혜성도 희미해져 간다는 의미,
화각을 바꾸고 찾아보지만 서서히 니오와이즈는 찾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대신 지평선 저 밑에서 태양이 만들어내는 주왕빛 그라데이션이 황홀하게 만든다.
여명, 해가 진 뒤에 보여 주는 땅거미하고는 느낌이 다르다.
관측지에서 보는 땅거미에서 별지기는 어떤 희망을 본다면
별지기가 하룻밤을 새고 보는 여명에서는 어떤 보람을 느낀다.
오늘도 삶의 보람을 느끼며 광덕산에서 내려온다.

 

 

 

 

주인공만 있으면 쓸쓸하다. 조연이 있어야 더 빛나는 법.

 

 

머나먼 길 돌아 왔는데 고작 40여 분만 보여 주고 사라진 니오와이즈,
다음엔 해지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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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6D 24mm


캐논 650D 200mm


캐논 650D 74mm

앞으로 10년동안 한반도에서 볼 수 없는 일식 현상

 

2020. 6. 21.

 


최적의 일식 관측지
여의도 한강 시민 공원 주차장에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니 뙤약볕이 따갑다. 공지된 민속놀이 마당까지 거리는 꽤 되어 운반용으로 가져온 빨간 카트, 요긴하게 쓰고 있구나. 1번 운반으론 되지 않아 일부의 장비를 싣고 가는데 벌써부터 땀이 맺힌다. 


공개 관측의 최적지는 주차장과 가까운 곳이지만 2시간가량 진행되는 일식 관측지는 좀 다르다. 일식 관측 시야가 확보되어야 하며 햇빛을 피할 그늘이 많은 곳이 좋다. 더불어 사진을 찍는다면 일식과 함께 담을 멋진 풍경이나 건물이 있으면 최적이다. 63빌딩이 있고, 그늘이 많고, 시야가 확보되었으니 여기가 최적이 아닌가. 2시 30여 분. 부지런히 움직여야 여유 있게 설치하고 테스트를 해 볼 텐데, 생각하며 PST 망원경을 설치하고 남자들은 나머지 짐을 가지러 다시 주차장으로 떠난다. 아! 아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건 무모한 짓이었을 것이다. 하지의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날. 


나의 망원경, 별친구의 망원경
나머지 짐을 가지고 도착해 보니 관측자들 일부, 기자로 보이는 사람들 일부가 보인다. 
3시 10여 분. PST 망원경을 설치한 경위대 옆에 80mm 굴절을 물린다. 이른바, 쌍포. 


PST는 천문지도사 2급 동기 허기행 선생님으로부터 빌린 망원경, 평소 태양 망원경이 궁금하던 차에 어디에 있으니 빌려 가란 말에 한달음에 가져왔던 PST. 집에서 몇 번 홍염을 보긴 했는데, 오늘 이 녀석 많은 사람들이 눈호강을 할 테니 너두 참 복이다. 
80mm 굴절 망원경. 초점거리 480mm. 이 녀석은 미국 본토도 갔다 오고, 얼마 전 괌도 갔다 온 망원경으로 개기일식과 금환일식을 본 녀석이다. 크기가 작아 기내에 반입 가능한 망원경. 렌즈가 3매라 사진 입문용으로 좋은 가성비 좋은 중국산. 이 녀석엔 개기일식 촬영 때 편한 슬라이드 방식의 바더 태양 필름으로 만든 수제 태양 필터를 전면에 부착했다. 괌에서 이것을 본 일본인들이 아주 신기해했다는.


그리고 사진 촬영 망원경


쌍포를 설치하고 나니 주변에서 기웃기웃. 신문사 기자들이 접안부가 높은 것 같아 아이들 볼 수 있게 할 수 없냐고 물어, 삼각대 다리를 줄여준다. 태양안경 쓴 아이들 쌍포 앞에서 포즈를 하게 하고, 기자들은 셔터를 누른다. 나는 사진 촬영용 115mm 굴절 망원경을 설치하러 옆으로 가 적도의 삼각대를 펼친다. 
Cem25P 적도의. 금환일식 원정을 가기 위해 구입한 적도의. 이 녀석도 기내 반입이 될 정도로 작다. 원래 이 녀석 말고 토스트프로를 구입해서 가려고 했는데, 여기에 80mm 망원경을 올리기엔 버겁고, 망원렌즈 중 가장 초점거리가 긴 것은 200mm인 데다가, 결정적으로 내가 마음이 안 들었다. 조작 방법이 서툴렀다. 조그만 게 비싸기는 엄청 비싸서, 이 녀석을 팔고 Cem25P 적도의를 구입했는데, 만족스럽다. 혼자 갔더라면 최대한 작은 것으로 갔겠지만, 가족과 함께 가니 부담 없는 장비들이다. 
적도의를 설치하고 115mm 굴절 망원경을 올리니 기자가 오더니 몇 가지 묻더니 촬영해도 되냐고 묻는다. 편하게 촬영하라고 하니, 나중에 인터뷰해도 되냐고 묻기에,
“촬영은 편하게 하세요. 인터뷰는 코로나 때문에 부담스러워요.” 말하니 알아듣는 듯하다. 
몇 가지 더 물어보더니 물러서서 지켜보며 기자들은 기자일을 나는 내가 할 일을 하는데 속속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한다. 
사람이 너무 많아도 걱정이고, 사람이 너무 없어도 걱정, 2020년이 만들어 낸 이 모순된 감정. 



반가운 사람들
김민석 관측부장님 도착하여 망원경 설치하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낯익은 목소리가 들리고, 체격도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인데, 누구지? 모두들 마스크에 선글라스, 모자까지 쓴 지라, 대낮이지만 얼굴은 확인할 수 없는 상황, 마치 한밤중에 목소리로만 분간하는 관측지 상황과 유사하다. 선글라스를 벗으니 설아침님 아이들과 깜짝 방문하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예기치 않은 이야기 전개, 의외의 상황 발생은 흥미진진하게 한다. 그리고 오늘 같은 상황에서는 든든하기까지 하다. 그냥 옆에 아는 사람 한 명만 있어도. 


리허설이 필요한 이유
사진 촬영의 경우, 전날 테스트해 보거나, 당일 일찍 도착하여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알면서도 안 하는 건, 왜 그럴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은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 오늘처럼 이것도 챙기고 저것도 챙겨야 하는 상황이라면 신경을 더 써야 하는데, 반면에 틀어져도 크게 낙담할 필요 없다는 마음이 저 깊이 자리잡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2분 간격으로 촬영하려고 했는데, 릴리즈 인터벌 작동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달이 해 근처까지 왔는데 마음은 급해지는데, 망원경 시야에서 태양이 사라졌다고 얘기하는 사람들, 벌써 보고 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기자들에게 필요한 사진을 찍어야 하니, 언제 상황이 바뀔지 모르니 기자들도 예비로 많이 찍어야 할 것이다. 
집에 와서 보니 Av 모드로 찍혔다. 그래서 노출이 일정하지 않다. 태양이 조금만 옆으로 이동해도 노출값이 달라져 태양 색깔이 달라졌다. 초점 조절하려 하며 M 모드와 Tv 모드를 오가며 맞추었는데 최종적으로 Av모드로 간 것이다. 뭐 그래도 괜찮다. 나에게 부분 일식이란 이래도 되는 것이다. 


10년을 기다려야 한다구?
사실 난, 편하게 부분 일식을 관측하고 싶었다. 한적한 동네에서 주민들이나 보여 주거나, 회사 옥상에서 관측하며 회사 사람들 초청하거나, 아니면 지인이 있는 곳으로 가서 마음 편하게. 
그런데 오늘 부분 일식 현상을 못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10년 동안 볼 수 없단다. 더군다나 오늘은 일요일 오후라 부담스럽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날이다. 
나에게 부분 일식은 시시한 것이지만 일반인들에겐 신기한 것일 수 있다.
공개 관측 공지를 올렸는데, 아무런 호응이 없다. 시국이 아무리 이렇다지만 이건 너무 외로운 일이다. 
외로움을 느껴 여의도로 왔는데, 반가움과 기쁨과 고마움으로 돌려받는다.
“이 장비들 다 개인이 가져오신 거죠?”
내 또래 정도 되었을까, 나보다 조금 어릴까, 잘 분간이 안 되는 중년의 여인이 말한다.
“오늘 덕분에 좋은 경험하고 가요.”중간에 릴리즈 버튼 누르고, 태양이 접안렌즈 시야에서 벗어나면 맞춰주기만 했는데
이 여인에게는 좋은 추억이 되었나 보다. 그 추억은 다음을 기약하는데
“다음 공개 관측은 언제 해요?”
“네? 코로나 때문에 계획이 없어요.”
코로나 이유를 들었지만 사실 핑계다. 
어떤 혜성이 왔을 때 대전 공개 관측에도 참여했다고 했는데, 그땐 내가 없어서 잘 모르는 일이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일부 어떤 사람들에게 공개 관측은 아마 갈증과도 같은 일인 것 같다. 
 


쌍포 시스템의 장점
쌍포 시스템을 구축한 애초 이유는 관측 대상을 저배율과 고배율로 보면서 비교하려는 것이었다. 배율에 따라 달리 보이는 대상들, 이를테면 ‘더블더블’ 다중성을 저배율 망원경에선 두 개로 보이게 하고, 고배율 망원경에선 200배 배율로 설정하여 네 개로 보이게 하면 극적 효과가 뛰어나다. 
오늘은 회색빛 태양과 붉은 태양을 비교하면서 보는 목적이었으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한 줄이 아닌 두 줄로 서 있어 비교의 시간까진 몇 번을 돌아야 했고, 호기심이 많은 어른들이 두 망원경의 차이가 무엇인지, 왜 색깔이 다르게 보이는 건지 물어본다. 소기의 목적 달성이다. 그런데 홍염을 본 사람은 없다. 아쉽다. 



어포컬 사진파들
2시간가량 진행되는 일식 현상이라 보고 있기만 하면 지루하기도 하다. 계속 아이피스를 쳐다 볼 수도 없다. 일식 관측은 최대식 전후에는 느긋하게? 축제를 만끽하는 관측 분위기이고, 최대식 직전과 직후에는 긴장감과 경이로움이 가득한 분위기를 풍긴다. 
아이피스를 몇 번을 보고 난 아이들이든 어른들이든 각자 가져온 스마트폰으로 일식 사진을 찍는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눈으로 한 번 보고 확인한 다음 스마트폰으로 찍는 사람들, 우리는 태생적으로 사진파들이다. 



부분 일식에서 최대식의 의미가 금환일식이나 개기일식보다는 덜하지만 최대라는 말은 늘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기 마련이다. 이번에는 설아침님이 카운트다운을 해주며 주위 관심을 끌게 한다. 이때만큼은 대부분 안시파로 돌아오지만, 진짜 사진파들은 이때 제일 바쁘다. 다른 때보다 더 많이 셔터를 누른다. 부분일식때도 마찬가지다. 최대식 부근에 사진을 더 많이 찍어 동영상을 만들면 그 시간대에 프레임이 많아져 그때가 최대식이라는 걸 보여 주는 효과가 있다.  


마중하는 이는 많은데 배웅하는 이는 적은 부분 일식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세상 이치.  
부분 일식 최대식을 지나 달이 거의 빠져 나갈 때쯤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흩어진다. 해와 달이 헤어지는 순간까지 기다리는 사람은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다. 개기일식이나 금환일식이 아닌 부분일식에서는 달이 해와 만나는 순간의 장면, 달이 해와 헤어지는 순간의 장면이 제일 극적인 장면인데, 헤어지는 장면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 한반도에서 10년 동안 없어 아쉬울 텐데 말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빨리 가주어야 장비 정리도 빨리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으니 고맙기도 하다. 

 



서로에게 다른 의미의 현상
이처럼 해와 달이 만드는 경이로운 현상, 몰라도 무탈하게 살 수 있고, 10년 동안 못 본다 하더라도 사는 데 크게 문제 없는 천문 현상,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만 혹은 뉴스 기사거리 써야 하는 기자들에게만 관심 있게 본 부분 일식. 

 ▲ 63빌딩 옆에 식 과정을 합성
삼각대에 올려 놓은 카메라에는 4분 인터벌을 주어 찍으려 했으나, 중간에 확인하니 실행 버튼이 눌러지지 않았다. 태양 크기를 조금 크게 하여 합성



▲ 사진 200여 장으로 만든 타임랩스 
PIPP라는 프로그램으로 1800×1800픽셀 크기로 중앙부를 크롭하여 동영상을 만들었다. 
정사각형 프레임을 다음인코더에서 1280 비율로 변환하였다. 
인터벌 촬영이 불규칙적이고, Av모드 촬영이라 노출값이 달라 아날로그맛이 느껴진다. 
카메라 센서 청소좀 해야겠다. 
극축이 정밀하지 못한 게 흠이지만 이것 또한 아날로그맛이 느껴지는 멋이다. 



▲ 붉은색으로 만들어 만든 타임랩스 
rwa 파일을 색온도 등으로 조절하여 붉은 태양을 만들어 일괄 적용한 후 jpg로 변환하였다. 
붉게 보이는 태양 필름으로 촬영한 파일도 반대로 회색빛 태양으로 변환할 수 있다. 
왠지 모르게 태양은 붉게 보이는 것이 더 멋스러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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