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4. 5. 01:00

'하늘 사진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름달, 월령 15.7일  (0) 2018.09.26
보름달, 월령 14.7일  (0) 2018.09.25
Full Moon  (0) 2018.03.31
개기월식 타임랩스  (3) 2018.02.05
블러드문  (0) 2018.02.03



2018. 3. 31. 22:00
월령 14.2
100%

'하늘 사진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름달, 월령 14.7일  (0) 2018.09.25
월령 19  (0) 2018.04.05
개기월식 타임랩스  (3) 2018.02.05
블러드문  (0) 2018.02.03
슈퍼 블루 블러드문  (0) 2018.02.01


‘야간 비행’에서 주최하는 메시에 마라톤에 처음으로 참가해 본다.

점심을 먹고 1시쯤 출발, 차량이 몰리는 시간이 지나서인지 새로 개통된 도로 덕분에 2시간 만에 횡성 ‘천문인 마을’에 도착한다. 광각 렌즈들의 왜곡이 머릿속에서 공간을 확대시켰나, ‘천문인 마을’을 사진에서 보기엔 참, 넓어보였는데, 실제 와 보니 좀 작게 느껴진다.



차가 3대 주차해 있다. 주최측 ‘야간 비행’ 회원들은 아직 도착 전이고, 먼저 도착한 정성훈 님이 여전한 미소로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 정성일, 윤경상 님과도 인사하고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천문인 마을’ 여기저기를 둘러본다.

얼마 후, 주최측이 도착하고, 관측 자리를 배정해 준다. 일찍 갈 사람들은 입구 쪽에 자리를 잡게 하고,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주차 위치도 조정해 준다.

각자 자기 망원경을 설치하는 시간.
햇살을 받으며 천천히 설치한다.
구름 사이로 비추는 햇빛이 밤에는 별빛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망원경을 설치한다.



구경 350mm(초점거리 1576mm) 돕, 접안렌즈 23mm(82°), 배율은 68.5배, 스텔라뷰 10×60 파인더, 리겔퀵파인더, 사경 열선용 보조배터리


내 옆에는 정성훈 님,
앞은 야간 비행 안시 고수 이한솔 님과 김재곤 님이 자리잡는다.
이 자리가 좋은 자리라는 생각이 순간 스쳐 지나간다.
속속 참가자들이 도착하고, 남의 망원경은 어떤가, 여기저기 기웃거리기도 하고,
고맙게도 임대중 님이 안흥 진빵을 사 오셔서 간식을 먹고, 2016년 천문 지도사 2급 연수를 함께 한 동기 분들과 기념 촬영을 한다.
같은 시각 산청에서는 남부 지역에 사는 2급 동기 분들이 경남지부에서 주최하는 메시에 마라톤을 참가하고 있다.



회비를 내고 접수를 한 후, 저녁을 먹는다.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다. 마음속으론 자정쯤엔 구름이 사라지길 빌고 있다.
7시 즈음 진행자 박상구 님의 간략한 설명을 하고 참가자, 참관자 각자 소개를 마친 후 메시에 마라톤 시작을 알린다. 밖으로 나와 보니, 오리온이 구름을 뚫고 희뿌옇게 빛나고 있다. 이제 시작이다. 서쪽하늘을 보니 공식이고 뭐고 없다. 언제 구름이 덮일지 모르니 일단 현재 보이는 것부터 찾아야 한다.


19시 37분. 아직 박명 전이지만 옅은 구름을 뚫고 확연하게 보이는 M42부터 시작. 트라페지움이 뚜렷하게 보이고, 날개 모양의 성운기도 보이나 M43 구별이 되진 않는다.

황소자리 플레이아데스를 찾아본다. 옅은 구름을 뚫고 빛나는 별을 파인더로 보니 물음표 모양 보인다. 19시 41분 M45 관측 성공.
십여 분간 동서남북 하늘을 보는데 여의치 않는다. 동쪽 하늘은 적당히 어두워졌는데 구름이 가득하고, 서쪽 하늘은 남은 태양빛이 구름에 반사되어 더 밝게 보인다. 오리온자리 위 쌍둥이자리와 마차부자리가 보인다. 산개 성단 관측에 나선다.

19시 51분 M35. 하늘이 밝아 별빛이 희미하다. M35 옆 NGC2158은 흔적 찾기가 어렵다.

19시 53분부터 마차부자리 M37, M36, M38을 관측한다. 모두 별빛이 아직 힘을 내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M37 중앙이 노란별은 여전히 군계일학처럼 유독 빛나고 있다.

19시 58분, 오리온자리에 걸쳐 있는 구름이 다소 걷히고 있어 다시 M42로 향한다. 드디어 M42와 M43이 구별이 된다. 암흑대도 뚜렷하게 보인다.

20시 03분, 오리온자리 아래 토끼자리는 아직 분간이 안 되어 황소자리로 이동, M1을 찾아본다. 타원형의 얼룩이 아이피스 시야에 들어온다. M1 관측 성공.

20시 05분, 밝게 빛나는 시리우스 아래 M41 성근 별무리 관측.
남쪽 고도가 높은 하늘이 조금 열리는 듯하다. 쌍둥이자리와 사자자리 사이에 있는 희미한 게자리를 살펴본다.

20시 22분. 게자리 별보다 더 잘 보이는 M44를 파인더로 본다. 히아데스성단처럼 보인다. 아이피스로 보기엔 너무 큰 대상이다.

20시 28분. M67 관측. 길잡이별이 보이지 않아, 스카이사파리로 M44, 레굴루스 별, 프로키온 별의 위치를 보고 리겔 퀵파인더로 대략적인 위치를 잡고 광학 파인더로 호핑한다.

20시 33분 토끼자리 구별이 된다. M79 관측. 광해인지 주변이 밝아서 콘트라스트가 떨어지지만 구성 성단 모양이 나오고 주변부 별이 분해된다.

20시 36분, 플레이아데스부터 페르세우스자리 별자리 곡선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다. 알골 별도 반짝 빛나고 있다. 다른 별들은 보이지 않아, 스카이사파리리로 M34 위치를 확인하고 찾아간다. 중심 잠자리 모양의 별무리가 인상적인 M34 관측.

M76을 찾으려 했으나 기준 별 찾기 힘들어 포기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페르세우스 이중성단을 찾아 길잡이 삼아 카시오페이아자리로 이동하여 M103을 호핑하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20시 48분, 오리온자리로 다시 이동. M78을 찾아간다. M43볼 때 성운기가 안 보여 긴가민가했는데 이제 성운기가 보인다. M78 관측.

20시 50분, 큰개자리 몸통이 뚜렷하게 보인다. M93 광학 파인더로도 분간이 될 정도로 잘 보인다.

20시 52분. 성근 별무리 M47 관측. 왼쪽에 있는 M46 관측. 경통을 흔들어 보니 M46 안에 행성상 성운 NGC2438 흔적이 보이는 듯.

20시 53분, 파인더로도 흔적이 보이는 M50 관측.

21시 01분, 중앙에 Y자 모양이 인상적인 M48 관측.
남쪽 하늘이 비교적 구름이 적어 산개 성단 관측에 성공한다. 구름이 낀 날씨에 관측 성공을 하니 뿌듯함에 흥겨운 관측을 한다.
북두칠성이 밝게 빛나고 있다. 북동쪽 하늘로 향한다.

21시 09분, M40 이중성 관측.

21시 11분, M81, M82 호핑 성공. 아이피스 한 시야에 두 개의 은하가 모두 뚜렷하게 보인다. M81은 원에 가까운 타원형, M82는 길쭉한 타원형의 은하. 이렇게 크고 잘 보이는 은하를 볼 땐 감사한 마음이 든다. 잠시 내가 우리은하에서 저 은하를 보듯이 저 은하의 누군가 우리은하를 보는 장면을 생각해 본다.

21시 14분, 뿌옇게 보이는 둥근 공 모양의 M98 관측. 언제쯤 M98에서 돼지코를 볼 수 있을까.

21시 15분, M98 근처에 있는 타원형 모양의 M108 은하 관측.

21시 25분, M109 관측. 구름 영향인지 페크다 별빛 때문에 같이 있으면 보이지 않는다.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페크다 별을 아이피스에서 사라지게 하니 M109 은하가 희미하게 보인다.

21시 27분, M51 부자은하 관측. 아빠 은하와 아들 은하 윤곽이 뚜렷하게 보인다.
북두칠성 메시에 목록을 모두 확인하고 남동쪽하늘 사자자리로 이동한다.

21시 31분, 레오트리플 호핑. M65, M66 아이피스 시야에 모두 들어오고, 그 아래 희미하게 NGC3628 햄버거은하 희미하게 보인다.

21시 34분, 타원은하 M105 관측. 동반은하 NGC3384와 함께 밝게 빛나고 있다.

21시 35분. M105를 기준으로 M96, M95 관측,
구름이 없어 모두 밝게 보인다.
사자자리에 있는 메시에목록을 모두 관측하고,
북두칠성 옆 사냥개자리를 거치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21시 46분, 페크다 별과 사냥개자리 베타별 사이에 있는 M106 관측. 옅은 구름이 오락가락해서 희미하게 보인다.

21시 44분. 사냥개자리 알파별과 베타별 부근에 있는 M94 관측, 주변은 희미하고 뿌옇게 보이고 은하핵만 밝게 보인다.

M63 해바라기은하가 남았는데 구름이 자주 지나간다. 파인더에서 7자 모양의 별무리를 확인하고 M63이 있을 만한 곳에 고정한다. 구름 때문에 안 보인다. 의자에 편한 자세로 앉아 하늘을 본다. 옆에서 “뭐하세요?” 묻고, 나는 “하늘 보며 낚시해요.” 대답한다. 구름이 옅어질 때마다 아이피스로 다가가 대상을 확인하는데 안 보인다. 조금씩 조금씩 파인더를 보고 7자 모양의 별무리를 찾아 망원경을 고정시킨다.
22시 13분. 드디어 아이피스에 M63이 나타난다. 월척을 낚은 기분이랄까.

22시 17분. 목동자리 아크투르스가 제법 높이 올랐다. M3을 찾기로 한다. 아크투르스 별과 코카롤리 별 중간 부근에 있는 M3. 리겔 퀵파인더로 적당한 위치에 놓고 광학 파인더로 본다. 희미한 뭉치의 밝은 대상이 보인다. M3 관측.

관측하지 않은 하늘엔 구름이 가득 덥고 있다. 몇 번 시도했으나 볼 수 없었던 북두칠성 M101을 향한다. M101이 있을 만한 자리에 호핑하여 또 낚시를 하며 기다린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23시 05분, M101이 아이피스에 나타난다. 주변 콘트라스트는 아주 약하고 핵 부분만 조금 밝게 보인다.
머리털자리 별은 잘 안 보인다. 처녀자리의 별과 아크투르스 별, 코카롤리 별을 기준으로 머리털자리 위치를 본다. 처녀자리 별을 기준으로 머리털자리 구상성단을 찾아간다.

23시 10분, M53 관측. 제법 고도가 높고 구름이 없어 주변 별들이 분해되어 보인다.

23시 13분, M53에서 약 5.1°위에 위치에 있는 M64 관측. 검은눈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이제 드디어 처녀자리 은하를 찾으러 간다. 데네볼라 별을 기준으로 해서 T자 별무리 확인한다.

23시 17분, T자 주변의 M98, M100, M99 관측. 순식간에 온 하늘이 양털 구름으로 가득 덮였다. 군데군데 구멍치기할 정도의 하늘이다. 구름 이동 속도는 빠른 편이라서 T자를 찾다가 길을 잃어버리면 다시 첫 T자로 돌아와 시작한다.

23시 23분, T자 주변의 삼각형 모양의 별무리를 찾아가 M85 관측, 옆의 은하는 안 보인다.

23시 34분, M84, M86 관측. 구름이 휙휙 지나가
은하가 페이드인, 페이드아웃 되는 모습을 보니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23시 48분, M88 관측
23시 51분, M91 관측
23시 58분, M90 관측

도중에 두 번째 T자 별무리가 보인다.
M58, M59, M60을 찾으러 갔어야 했는데,
고지식하게 못 찾은 M89를 찾다가 기회를 놓친다.

00시 20분, M87 관측을 끝으로 처녀자리 은하들은 구름 속으로 숨는다.

00시 34분, M104 관측, 중앙 암흑대가 희미하게 가로지르는 모습이 보인다.
까마귀자리가 보여 M68 찾으려 했으나 구름이 방해하고 집중력 부족으로 실패한다. 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뒤로 하고, 잠시 간식을 먹는다. 간식도 먹고, 따뜻함에 취해 졸음이 와 밖으로 나와 의자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본다.

01시 59분, 헤르쿨레스자리 몸통이 보인다.
파인더로도 거대한 구상 성단 M13 흔적이 보인다. 중심부 중간까지 분해되는 듯하다.

M92를 호핑하기엔 기준 별 분간이 쉽지 않다. 스카이사파리를 보니 M92는 M13과 용자리 엘타닌 별 중간 부근에 있다. 리겔퀵파인더로 근처까지 간 후 광학 파인더로 보니 희미한 흔적이 보인다.
02시 03분, M92 관측.

02시 15분, 처녀자리 발 부근 별에서 파인더로 훑어보니 M5도 보인다.

온 하늘이 구름 가득이다. 밝은 별들과 목성, 토성, 화성만 구름을 뚫고 물먹은 별처럼 빛나고 있다. 아직 남아 있는 사람들, 하나둘씩 기다리다 숙소로 들어간다.
4시가 넘었을까, 정성훈 님 큰 짐을 정리하고 들어가신다. 나도 들어가려다가 오늘 눈길 한번 주지 않은 목성을 본다.
하얀 베일 뒤에서 보이는 듯 한 목성은 몽환적이다.
아주 옅은 구름이 목성 위를 휙휙 지나가는 모습은 아이피스를 갈아 끼우게 한다. 13미리 아이피스로 갈아 끼우니 120배 정도. 한참을 쳐다본다. 7시 방향에 검은 점이 보인다. 영 현상인가 보다. 고배율 아이피스를 안 가져온 게 후회스럽다. 구름은 때때로 멋진 장면과 인상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몇 명이 더 남아 하늘이 개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
의자에 앉아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다. 나는 왜 밤하늘을 보는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다.

그러다가 기적같이 잠시 찾아온 하늘. 안타레스가 보인다. 안타레스가 보이면 M4는 식은 죽 먹기.
04시 42분, 옅은 구름에 뚜렷한 형태는 아니지만 동그란 형체를 보여 준다. M4 관측

전갈 머리도 보이고, 뱀주인 몸통도 보이고, 그러다가 동쪽 거문고자리를 보는데, 별들이 거짓말같이 쏟아질 것 같다.

04시 46분, 얼른 M57을 겨눈다. 반지가 옥색으로 보이는 듯하다.

04시 47분, 그 아래 M56 구상성단. 이렇게나 잘 보이다니.

04시 50분, 백조자리 데네브로 이동. M27 산개성단을 보고, 화살자리로 이동하려고 하니 금세 구름이 낀다. 전갈자리, 뱀주인자리에서 더 찾았어야 하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5시 30분, 흐린 하늘 아래 앉아서 음악을 듣고 있으니 전날 강화도에서의 관측의 피로가 순식간에 몰려오는 듯하다. 어느 순간 내가 졸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의자에 앉아 여명이 밝아옴에 따라 별빛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려고 했는데, 이번엔 여기까진가 보다.

총 찾은 개수는 56개,
메시에목록 110개 중에 절반은 보았구나.

날씨가 다소 아쉬운 첫 메시에마라톤..




+ Recent posts